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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연패 끊은 한화, 문동주 나선다...'버티는 법' 넘어 에이스가 필요하다

"예전 같으면 1회에 와르르였잖아요."6연패를 끊은 한화 이글스가 문동주(21)로 연승에 도전한다.한화는 지난 2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홈경기에서 10-5로 대승을 거뒀다. 모처럼 터진 타선의 힘이 컸다. 1회부터 대량 득점을 터뜨렸다. 요나단 페라자가 2안타 1홈런 3타점, 노시환이 3안타 3타점, 채은성이 1안타 3타점, 황영묵과 안치홍도 멀티 히트를 치는 등 상위 타선이 고루 활약했다.좋은 경기였으나 6연패의 흐름을 끊어냈다고 안심하긴 이르다. 연패의 요인이었던 선발진은 안정화됐다고 볼 수 없었다. 그나마 가장 안정감 있는 투구를 펼치던 리카르도 산체스는 이날 4와 3분의 1이닝 10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5실점에 그쳤다. 불펜진의 무실점 호투로 승리는 챙겼으나 7연승 기간 보여준 선발진 안정화 재현은 요원하다. 연패를 끊어도 다시 패하면 상승세를 되찾기 어렵다. 중요한 길목에서 선발로 지난해 신인왕 문동주가 나선다. 문동주 역시 흐름이 좋지 않다. 지난해 8승 8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하고 신인왕에 올랐던 그는 올 시즌 5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6.56에 그친다. 퀄리티스타트가 없고, 4실점 이상 경기가 세 번이나 있다.최원호 한화 감독은 문동주에 대해 믿음을 잃지 않았다. 그는 지난 24일 수원 KT 위즈전을 앞두고 "예전 같으면 1회에 와르르 였는데, 그래도 노아웃 만루 위기에서 2점으로 잘 틀어 막았다. 어제는 안 좋은 날씨 속에서도 꾸역꾸역 던졌다. 제구가 심각하게 안 된 건 아니다"고 평가했다. 최 감독의 말처럼 선발 투수의 덕목은 꾸준함이다. 컨디션 기복이 있어도 경기를 운영할 줄 알아야 풀시즌 동안 경기를 책임질 수 있다. 문동주의 강속구는 1년 차 때나 지난해나 똑같았지만, 그 기복이 찾아오는 날에는 강속구를 던져도 상대를 잡아내지 못하는 날이 많았다. 그 기복을 줄이는 게 '에이스'가 되는 길이다. 최 감독의 말은 전체적인 성적표는 아쉽더라도 문동주가 그 계단을 밟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난해 평균 151㎞/h를 기록했던 직구 구속이 올해 149.5㎞/h를 기록 중이다. 낮아졌긴 했지만, 구속을 부진 원인이라 보기엔 여전히 빠르다. 올해도 최고 158㎞/h 안팎까지 구속이 측정된다.눈에 띄는 건 구종이다. 지난해 문동주의 주 구종은 커브(25%) 슬라이더(16.3%)였다. 지난해 커브 피안타율이 0.226, 슬라이더 피안타율이 0.264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런데 올해 두 구종이 말을 듣지 않는다. 슬라이더는 던지기조차 두려운 구종이 됐다. 피안타율이 0.500에 달한다. 커브도 피안타율이 0.348까지 치솟았다. 대신 눈에 띄는 게 체인지업이다. 지난해 피안타율 0.267을 기록했던 체인지업을 올해 피안타율이 0.100에 불과하다. 새로운 결정구로 삼을만큼 성과가 좋다. 구사율도 4.4%에서 10.8%까지 늘렸다.다만 최원호 감독은 다른 구종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라고 했다. 그는 "작년보다 커브가 못한 것 같지는 않다. 올 시즌 체인지업 구사가 늘어나면서 커브 비율이 조금 줄어들었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올해 그의 커브 구사율은 지난해보다 2.3% 줄어든 22.7%다.지난해 최원호 감독은 시즌 마지막까지 기용 욕심을 뿌리치고 문동주의 이닝 관리를 철저하게 지켰다. 올해는 특별히 제한을 두지 않는다. 최 감독은 "규정 이닝을 목표로 가고 있다. 우리가 판단했을 때 동주가 구위가 조금 떨어지고, 한 텀 쉬는 게 좋다고 판단되면 엔트리에서 한 번 빼고 쉬게 할 계획은 있다"고 설명했다.그만큼 다른 변수 없이 오롯이 문동주의 성장과 호투를 기대해야 할 때다. 믿었던 류현진이 흔들리고 외국인 투수 두 명도 기복을 보인다. 바통은 문동주에게 넘어왔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28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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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스타] 1선발 이상의 안정감, 'ERA 0점대·10㎞ 빨라진' 최하늘

선발 투수가 조기 강판된 최악의 상황. 마운드에 모습을 드러낸 건 '또' 최하늘(25)이었다. 그는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패색이 짙던 팀에 희망을 안겼다. 최하늘의 호투 덕에 분위기를 바꾼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서 10-7,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팀이 어려울 때마다 최하늘은 마운드에 올랐다. 10일 코너 시볼드가 선발 3이닝 4실점으로 조기 강판됐을 때 최하늘이 5회를 채웠다. 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도 선발 이승민이 3과 3분의 1이닝 만에 내려오자, 최하늘이 1과 3분의 2이닝을 책임졌다. 7일 광주 KIA전에선 3-3으로 팽팽한 6회 마운드에 올라 승리 투수가 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최하늘은 삼성의 1선발 코너가 흔들릴 때마다 마운드에 올라 1이닝 이상을 책임졌다. 코너가 6이닝 1자책점으로 호투한 23일 수원 KT 위즈 개막전을 제외한 세 경기에서 최하늘이 모두 '소방수'로 등판했다. 대체 선발 이승민과 이호성이 흔들렸을 때도 최하늘은 묵묵히 뒤를 받쳤다. 지난달 27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선 연장 12회에 나와 팀의 무승부도 책임졌다. 그 결과 최하늘은 시즌 초반 삼성의 '믿을맨'으로 자리 잡았다. 10일 기준 그의 성적은 8경기 1승 무패 평균자책점(ERA) 0.87(10과 3분의 1이닝 1자책). 롱릴리프와 추격조, 필승조 역할까지 모두 해낸 최하늘은 팀 ERA 5.80(리그 9위)으로 부진에 허덕이는 삼성 마운드에 한 줄기 희망으로 자리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최하늘이 젊은 선수지만 노련하다. 겨울 동안 준비를 잘해서 좋은 투수로 거듭났다"라며 그를 칭찬했다. 지난 2022년 '천재 유격수' 이학주와 트레이드돼 롯데에서 삼성으로 팀을 옮긴 최하늘은 그동안 꾸준히 5선발 후보에 들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구속은 이적 이후 130㎞/h 대까지 떨어졌고, 제구도 흔들렸다. 지난해엔 3경기 2패 ERA 19.89(6과 3분의 1이닝 14실점)의 최악의 성적표로 1군에서 멀어졌다. 올 시즌 5선발 후보에서도 탈락했다. 하지만 최하늘은 조용히 반등을 준비했다. 저조한 구속으로 고전했던 그는 올 시즌 140㎞/h 대 초반까지 끌어 올리며 부활했다. 지난겨울에 참여했던 '드라이브 라인' 프로그램을 통해 자기 투구를 분석하고 투구 폼을 교정하는 데 땀을 흘렸다. "그동안 느린 공을 던지는 투구 폼으로 던졌다"라고 분석한 그는 "공에 힘을 싣는 법을 배웠다. 구속이 나오니 자신감도 따라왔다"라며 올 시즌 반등의 비결을 전했다. 포수 강민호도 "올 시즌 최하늘의 투구를 기대해달라"고 극찬했다. 강민호는 비시즌 최하늘과 함께 운동하면서 그의 성장을 바로 옆에서 지켜봤다. 최하늘은 "겨울 동안 (강)민호 형에게 칭찬을 많이 받았다. 한국 최고의 포수로부터 칭찬을 들으니까 내 공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라며 웃었다. 베테랑 포수의 확신과 자신감 속에 최하늘은 올 시즌 만개했다. 아직 삼성의 선발진은 완전체가 아니다. 외국인 선수 코너와 데니 레예스가 부진하고, 4선발 백정현도 오른 종아리 부상으로 빠져있다. 5선발은 이승민과 이호성 등 젊은 선수들이 등판 기회를 받고 있지만 5이닝을 채우기 힘들다. 선발 투수 뒤에 준비하는 최하늘의 어깨가 더 무거워질 전망이다. 상황에 따라 다시 예비 선발 후보로도 올라갈 수 있다. 최하늘은 "투수라면 선발 욕심이 있는 건 당연하다"라면서도 "지금은 어떤 보직이든 살아남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라고 전했다. 그는 "좋은 공을 던지고 언제든 타자들을 잡아낼 수 있는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윤승재 기자 2024.04.11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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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 "한국 최고의 포수에게 칭찬을" 10㎞ 빨라진 최하늘, "확신이 생겼다"

지난 27일, 삼성 라이온즈 투수 최하늘은 팀을 패배의 위기에서 구해냈다. 이날 잠실 LG 트윈스전 연장 12회에 마운드에 오른 최하늘은 1사 1, 2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잘 막아내면서 팀의 2-2 무승부를 견인했다. 선두타자 오스틴 딘을 삼진으로 잡아낸 최하늘은 1사 후 오지환에게 안타에 이어 도루를 내주며 흔들렸다. 다음타자 구본혁에게도 볼넷을 내주며 1, 2루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이때 LG의 주루사가 나왔다. 최하늘이 2루주자 오지환의 도루 타이밍을 뺏었고, 곧바로 2루로 공을 던져 그를 잡아냈다. 2아웃을 만든 최하늘은 무승부로 경기를 끝내며 팀을 패배의 위기에서 건져냈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최하늘의 센스와 호투에 박수를 보냈다. 이튿날(28일) 만난 박진만 감독은 "최하늘이 젊은 선수지만 노련했다. 상대 실수를 놓치지 않고 아웃 카운트를 잡아냈다. 최하늘이 대비를 하고 잘 던진 덕분에 무승부까지 간 원동력이 된 것 같다"라며 흐뭇해했다. 같은 날 만난 최하늘은 전날 견제 아웃 상황에 대해 "안타 하나만 나오면 실점하는 상황이라 주자보다는 타자에 집중하고 있었다. 포수 강민호 선배도 타자에 더 신경쓰자고 이야기했는데, 뒤에서 뛰는 느낌이 나 바로 던졌다"라며 돌아봤다. LG의 뛰는 야구를 의식하고 있었다는 그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투구 때마다 타이밍을 다르게 가져가는 준비를 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기뻤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최하늘은 꾸준히 5선발 후보에 들었지만, 올 시즌은 좌완 이승현과 프로 2년차 이호성, 좌완 이승민 등에게 밀려 후보에 오르지는 못했다. 하지만 최하늘은 조용히 반등을 준비했다. 지난해 130㎞/h대 초반의 저조한 구속으로 고전했던 그는 140㎞/h대 초반까지 끌어 올려 새 시즌을 준비했다. 10㎞/h 가까이 끌어 올린 것. 시범경기에서도 3경기 1승 무패 평균자책점 2.45로 호투했다. 포수 강민호도 "올 시즌 최하늘의 투구를 기대해달라"며 칭찬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최하늘은 "겨울에 (강)민호 형과 같이 운동하면서 준비했는데, 옆에서 '공도 좋아졌고, 힘도 좋아졌다'라고 칭찬해주셨다. 한국 최고의 포수 아니신가. 그런 분께 칭찬을 들으니까 자신감이 생기고 내 공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그는 "공만 정확히, 민호 형이 가리키는 곳으로 던진다면 쉽게 맞지 않을 거란 자신감이 생겨서 더 공격적으로 던지게 된다"라며 활짝 웃었다. 구속이 오른 배경에 대해선 "드라이브 라인의 덕을 많이 봤다"라고 말했다. 최하늘은 지난겨울 드라이브 라인에 다녀와 투구 분석과 교정에 힘썼다. 그는 "드라이브 라인에서 몸 쓰는 방법을 제대로 배워온 것이 구속 향상에 도움이 됐다. 여기에 운동도 열심히 하고 힘도 붙고 나니까 더 좋아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달라진 모습으로 시작한 새 시즌, 5선발 후보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게 아쉽진 않을까. 이에 최하늘은 "선발은 투수라면 누구나 가지는 욕심 아닌가. 하지만 지금은 어떤 보직이든 1군에서 살아남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라면서 "좋은 공을 던지고, 타자들을 잡아낼 수 있는 경쟁력 있는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는 게 최우선이다"라며 올 시즌 각오를 전했다. 잠실=윤승재 기자 2024.03.29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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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도전·뜻밖의 은인·피치클록까지, 이승현의 소중했던 호주 유학기 [IS 인터뷰]

삼성 라이온즈의 좌완 투수 이승현은 이번 비시즌을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보냈다. 시즌 종료 후인 11월 호주야구리그(ABL) 애들레이드 자이언츠에 파견돼 공을 던졌고, 돌아온 뒤엔 나흘 휴식만 취한 뒤 다시 운동에 매진했다. 눈 떠보니 벌써 스프링캠프, 하지만 이승현은 “전혀 힘들지 않다”라며 기지개를 켰다. 겨울 호주행은 이승현에게 큰 자산이 됐다. 부담 없이 하고 싶은 야구를 할 수 있었다. 가장 큰 변화는 이승현의 선발 도전. 2021년 데뷔 후 삼성에서 줄곧 필승조 불펜 역할만 했던 이승현은 호주에선 줄곧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출국 전 선발에 도전하고 싶다는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고, 코칭스태프들이 이를 수락하면서 성사됐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이승현의 선발 도전을 흔쾌히 수락했다. 아직 스프링캠프 초반이지만, 선발 후보로 그의 이름을 넣었다. 박진만 감독은 “선발진은 외국인 선수 2명과 원태인은 고정이고 4선발은 백정현을 생각하고 있다. 5선발 한 자리를 두고 최채흥과 황동재, 선발 도전하는 좌완 이승현 등이 경쟁 중이다”라고 말했다. 욕심과 의지만으로 선발 후보에 든 것은 아니다. 호주에서 선발로서 좋은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가능한 선발 도전이었다.미국 메이저리그 및 마이너리그, 일본 프로야구 등 다양한 경험을 가진 선수들이 모여 있는 호주 야구리그를 경험하면서 이승현의 시야도 넓어졌다. 이승현은 “몸을 푸는 방법도 모두 다르고, 야구를 대하는 태도도 다 다르더라. 마운드 위에서 감정을 조절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고, 부상 방지를 위해 관리하는 모습들도 보면서 도움이 많이 됐다”라고 전했다. 뜻밖의 은인도 만났다. 애들레이드에서 짧게나마 한솥밥을 먹은 무라타 토오루(일본·니혼햄 파이터스)였다. 이승현과 이병헌, 박권후 등 함께 애들레이드 유학을 떠난 삼성 선수들을 잘 챙겼다는 무라타는 저조한 구속에 힘들어하던 이승현을 위해 이승현의 과거 투구 영상을 찾아보기까지 했다. 그리고는 “충분히 150㎞/h 다시 던질 수 있다”라고 자신감을 불어 넣어 주면서 이승현을 격려했다는 후문이다. 이승현에게 큰 힘이 됐다. 새 시즌 KBO리그에 도입될 가능성이 높은 피치클록도 간접적으로 경험했다. 호주 리그는 피치클록을 하지 않지만, 함께 호주로 간 박희수 2군 투수 코치가 초시계로 이승현의 투구 시간을 점검하고 조율했다. 이승현은 “처음엔 힘들었다. 생각보다 빠듯하더라. 포수에게 공을 받을 때 마운드에서 세네발짝 내려와서 받는데, 이때부터 시간을 잰다. 마운드 위에서 숨 고르고 땀 한번 닦고 던지는데 15초가 금방 가더라. 그래도 박희수 코치님이 주자 있을 때와 없을 때 시간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지금은 익숙해졌다”라고 돌아봤다. KBO리그에서도 계속 같은 템포로 공을 던지겠다고 말했다. 겨울에 땀 흘리며 거둔 값진 경험들. 새 시즌 이 노력이 결실을 맺으려면 안 아픈 게 최우선이다. “선발 도전에 대해 의식하지 않고 지금은 캠프에서 몸을 잘 만드는 데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그는 “성적에 크게 연연하지 않고, 안 아프고 1군에 계속 머무는 것이 목표다”라며 새 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윤승재 기자 2024.02.07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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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 '퓨처스 ERA 1.61' 김규연, 이제 1군 필승조를 꿈꾼다 "목표는 20홀드!"

"올해는 내 장점을 좀 더 살리고,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 1군에 계속 남고 싶다. 최종 목표? 일단 20홀드다."프로 4년 차를 맞이하는 오른손 투수 김규연(22·한화 이글스)의 목표는 거침이 없었다.김규연은 지난 2021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8라운드(전체 72순위)로 한화에 입단했다. 순번이 말해주듯 입단 때부터 큰 기대치를 받았던 투수는 아니었다. 고교 시절 유격수로 뛰다 타격이 부진해 투수로 전향했다. 고교 시절 이미 최고 구속 144㎞/h를 찍을 정도로 잠재력이 있었으나 즉전감은 아니었다.그리고 어느 덧 3년 차를 맞았던 지난해, 데뷔 후 처음으로 인상적인 성적을 남겼다. 퓨처스(2군)리그에서 21경기 22와 3분의 1이닝을 소화하면서 2승 1패 1세이브 4홀드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이 1.61에 불과했다. 비록 2군 기록일지라도,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준 성적표였다.1군 등판 역시 이전과 달랐다. 1군에서도 23경기에 등판한 그는 평균자책점 2.75를 남겼다. 19와 3분의 2이닝을 투구하는 동안 탈삼진이 20개에 달했다. 1군 데뷔로만 만족해야 했던 2022년(평균자책점 5.27)과는 확실히 달랐다. 스프링캠프까지 얼마 남지 않은 지금은 몸을 만드는 데 한참이다. 최근 본지와 만난 김규연에게 지난 시즌에 대해 묻자 "입단 후 가장 많이 던져 본 시즌이다. 경험도 많이 쌓았다. 필승조에 진입했던 건 아니지만, 동점 상황에도 나서보고 1점 차 세이브(개인 1호)도 겪었다"며 "정말 많이 성장한 해"라고 돌아봤다.정신적으로도, 기술적으로도 2022년보다 분명 성장했다고 했다. 김규연은 "처음 1군에 올라왔던 2022년보다 여유가 많이 생겼다"며 "변화구 제구도 확실히 나아졌다. 포크볼을 구사할 때 스트라이크존에 넣고 빼고가 가능해졌다. 이제 투구할 때 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야수 출신인 김규연이었기에 더 뜻깊은 성장이다. 그는 "이전에는 공만 빠른 야수 느낌일 때도 있었다. 하지만 구위도 점점 묵직해지고, 구속도 올라오면서 분명 달라지고 있다"며 "구속을 올리기 위해 밴드 훈련, 순간 스피드 훈련도 많이 했다. 팔 스윙 스피드가 빨라야 했다. 수건을 들지 않고 마운드 위에 올라가 섀도 피칭도 반복했다"고 설명했다.불펜도 체질에 맞았다. 김규연은 "무조건 세게, 전력 투구한다"며 "처음에는 선발 투수로 등판했는데, 불펜 투수로 자리를 바꾼 후 구속이 계속 올라왔다. 캐치볼할 때도, 마운드 위로 올라갔을 때도 무조건 전력으로 투구한다. 웨이트도 열심히 했고, 힘을 쓰는 타이밍을 찾아가면서 구속이 점차 올랐다"고 전했다.2군, 이어 1군에서도 함께 한 최원호 감독에게도 감사하다고 했다. 김규연은 "투구 관리를 정말 세심하게 해주셨다. 특히 2군에서 어린 선수들이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만들도록 지도하신 분이다. 아침 6시에 일어나 7시 웨이트로 하루를 시작하는 게 당연해졌다"며 "투수 출신이시다 보니 피칭 때도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내 직구가 약간 투심성으로 말리는 편이다. 감독님께서 무브먼트를 고려해 좌우 제구를 할 때 공 1개가 더 빠진다고 보고 던져야 한다고 해주셨다.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고, 변화구는 유인구로 떨어뜨리는 것과 존에 넣는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씀도 자주 하신다"고 전했다. 더 나은 시즌을 위해 올 겨울 구슬땀을 흘렸다. 김규연의 훈련을 맡은 YTC의 윤형준 트레이너는 "김규연은 파워에서 강점이 보이고, 몸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선수"라며 "올 겨울 동안 지면 반력을 더욱 강하게 생성할 수 있게 준비했다. 그리고 그 힘을 더 부드러운 투구 동작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몸이 좋은 선수지만, 근력에서도 더 발전할 수 있는 요인이 많다. 근력 향상에서 선수가 시간을 많이 쏟았다"고 소개했다.김규연의 목표는 당차다. 그는 "안 아프고 시즌을 완주하는 게 1차 목표다. 계속 1군에 있어야 기회도 받고, 경험도 쌓인다. 건강하게 내 장점인 부분을 1군에서 살리고 싶다"며 "올 시즌 최종 목표는 20홀드"라고 다짐했다. 사실상 풀타임 필승조를 꿰차겠다는 선언이다.그러려면 필요한 게 있다. 장점인 구속도 좋지만, 제구다. 김규연은 "구속을 키울 욕심은 분명 있다. 하지만 직구만 좋다고 되는 건 아니다. 포크볼도, 슬라이더도 가다듬고 있다. 볼을 남발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처음에는 맞지 않으려고 코스를 보고, 스트라이크존 코너로만 던졌다. 하지만 더 어려워지더라. 지난 시즌에는 스트라이크존을 크게 보고, 무조건 가운데를 보고 던졌다. 조금씩 내 존을 좁히겠지만, 우선은 스트라이크를 던지면서 자신감을 키우겠다"고 전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1.29 12:00
메이저리그

'평균 161㎞' 광속 마무리, 정말 트레이드될까? "컵스, 클라세 영입 관심"

메이저리그(MLB) 아메리칸리그(AL)를 대표하는 광속구 마무리 투수 엠마누엘 클라세(클리블랜드 가디언스)가 이번 겨울 정말로 유니폼을 갈아입게 될까.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18일(한국시간) 팟캐스트 670 더 스코어를 인용 "컵스가 클라세 영입에 관심을 보인다"고 전했다.클라세는 AL을 대표하는 간판 마무리 투수다. 클리블랜드는 지난 2020년 사이영상을 2회 수상한 코리 클루버를 텍사스 레인저스에 내보내고 그를 영입했다. 클라세는 기대대로 성장했다. 2021년 4승 5패 24세이브 평균자책점 1.29로 깜짝 활약을 펼친 그는 이듬해 3승 4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1.36으로 리그 대표 철벽 마무리로 성장했다. AL 최고 마무리 투수에게 주어지는 마리아노 리베라상 수상도 이뤄냈다.클라세의 장점은 평균 100마일(161㎞/h·2022년 기준)에 달하는 광속 커터(컷패스트볼)다. 직구에 비해 삼진을 빼앗기가 쉽지 않은 구종이지만, 탈삼진 능력도 리그 상위권이었다. 평균자책점이 말해주듯 실점 억제도 뛰어나다. 지난해 구속이 소폭 떨어지면서 블론세이브 12개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44세이브로 뒷문을 지켰다. 구위와 성적보다 뛰어난 게 계약이다. 클라세는 지난 2022시즌 개막 전 5년 2000만 달러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계약 직후 바로 가능성을 만개했다. 똑같이 리그 최상급 마무리 투수인 조시 헤이더가 5년 2억 달러를 요구하는 상황. 클라세는 헤이더보다 훨씬 젊고, 앞으로 3년 동안 훨씬 저렴하게 쓸 수 있는 마무리 투수다. 당연히 클리블랜드가 받아야 하는 대가도 커진다. 클리블랜드가 시즌 종료 후 클라세를 트레이드 가능 자원으로 분류했는데도 아직 이적이 성사되지 않은 이유다.당초 LA 다저스가 먼저 유력 후보로 여겨졌다. 올 겨울 오타니 쇼헤이를 10년 7억 달러에 영입한 다저스는 MLB 역사상 최대 규모의 광폭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타일러 글래스나우를 트레이드로 영입한 뒤 5년 1억 3500만 달러 연장 계약으로 눌러 앉혔다.이어 야마모토 요시노부에게는 12년 3억 2500만 달러로 투수 최장기, 최고액 계약을 선사했다. 야마모토의 친정팀 오릭스 버팔로스에도 5000만 달러의 포스팅비를 낸다. 이어 오른손 외야 거포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에게 1년 2350만 달러 계약을 안겼다. 지난 시즌 다저스의 약점으로 여겨진 선발진과 왼손 투수 상대 성적을 모두 해결했다는 평가다. 약점이란 약점은 다 메우는 행보에 마무리 투수 영입까지 이루는 듯 했지만, 이후 추가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실제로 클라세의 대가는 만만치 않을 거라 계약이 성사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런 와중에 컵스가 클라세에 관심을 갖는 모양새다. MLB닷컴이 인용한 팟캐스트 670 더 스코어는 "제드 호이어 컵스 사장은 지난 14일 우리 방송에 출연해 '엘리트 마무리 투수가 있으면 (전체를) 바꾸는 지렛대가 될 수 있다. 우리는 2016년 아롤디스 채프먼을 영입한 바 있다. 그가 바로 팀에 변화를 줄 수 있을 걸 알아서였다'고 했다"고 전했다. 다만 호이어 사장은 그러면서도 "불펜 투수는 야구에서 가장 변동성이 크다. 우리는 돈을 확실한 곳에 써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FA(자유계약선수)로 영입은 쉽지 않다는 뜻이다.트레이드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670 더 스코어는 "컵스가 스타 불펜 투수를 영입하는 데 관심이 없다는 건 아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컵스는 클라세 트레이드 시장에 관심이 있다"며 "클라세는 매력적인 계약에 묶여있다. 2024년에는 290만 달러를 받고 2028년까지 팀이 묶을 수있다. 2년을 연 1000만 달러 팀 옵션으로도 쓸 수 있다"고 전했다.컵스가 리그에서 가장 유망주 수가 많은 팀인 것도 고려할 법 하다. 지난 17일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가 발표한 유망주 랭킹 101명에서 무려 9명의 컵스 선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중견수 피트 크로우 암스트롱를 중심으로 내야, 외야, 포수, 좌우완 투수까지 두루 보유하고 있다. 클리블랜드가 원하는 유망주 패키지를 얼마든지 짜줄 수 있는 팀이다. 컵스가 올해 '승부'를 볼 욕심이 많은 것 역시 가능성을 키운다. 컵스는 지난 시즌이 끝난 후 라이벌 밀워키 브루어스의 감독이던 크레이그 카운셀을 5년 4000만 달러 역대 최고 대우로 영입했다. 이후 오타니 영입전에도 참가했다. 계약은 실패했으나 투자 의지가 강하다. 실제로 최근 일본 왼손 투수 이마나가 쇼타를 영입해 전력 보강 의지를 재확인했다. 비교적 강호가 적은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소속인 만큼 본격적으로 우승에 도전할 시점이기도 하다. 트레이드에 성공한다면 이는 컵스의 새 시대를 여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1.18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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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치고, 잘 막아줘서 고마워..." 안우진, 지도자·동료·팬에게 전한 세 번의 감사

짧고도 긴 이별을 앞둔 키움 히어로즈 에이스 안우진(24)이 팬과 지도자 그리고 동료들을 향해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키움 히어로즈 구단은 지난 28일 "안우진이 내달 18일부터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시작한다"라며 "복무를 먼저 시작하고 향후 훈련소에 입소해 기초 군사 훈련을 받는다. 안우진의 소집 해제 날짜는 2025년 9월 17일"이라고 밝혔다. 예견된 수순이다. 안우진은 지난 8월 31일 인천 SSG 랜더스전 이후 갑자기 생긴 오른쪽 팔꿈치 통증으로 검진을 받았고, 내측 측부 인대 손상 진단을 받았다. 재건술(토미 존 수술)을 받기로 결정한 뒤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향해 이 분야 권위자인 ‘켈란 조브 정형외과 클리닉(Kerlan-Jobe Orthopaedic Clinic) 닐 엘라트라체 박사 집도로 수술을 받았다. 통상적으로 1년 이상 재활 치료를 받아야 하는 부상이다. 부상 이력 탓에 현역병 입대도 어렵다. 안우진은 결국 바로 군 복무를 하기로 결정했다. 안우진은 현재 리그 넘버원 국내 투수다. 2021시즌부터 선발진으로 자리를 굳힌 그는 지난 시즌(2021) 15승(8패) 평균자책점 2.11, 탈삼진 224개를 기록하며 역대급 시즌을 보냈다.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부문 1위를 차지했다. 故 최동원이 1984년 기록한 종전 국내 투수 단일시즌 최다 탈삼진(223개)을 넘어 신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주 무기인 시속 150㎞/h 대 중반 포심 패스트볼(직구)은 그저 빠르기만 한 게 아니라 무겁기까지 했다. 횡과 종 방향으로 휘는 두 가지 종류의 슬라이더도 돋보인다. 무엇보다 구속에 의존하지 않고, 완급 조절에 신경 쓰는 경기 운영으로 정상급 투수가 됐다. 2023시즌도 '탈삼진 머신'이라는 별칭에 걸맞은 퍼포먼스를 이어갔다. 야수 득점 지원이 저조했고, 불펜 방화도 종종 일어난 탓에 승수는 많이 쌓지 못했지만, 역대 최초로 2시즌 연속 200탈삼진 돌파에 도전하기도 했다. 그런 안우진이 2023시즌 완주에 실패하며 아쉬움이 더 컸다. 안우진은 키움팬 그리고 동료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 탓에 작별 인사도 꺼렸다. 그래도 구단을 통해 "항상 응원해 주시는 팬들께 감사드린다. 기억해 주시는 좋은 모습을 전역 후에도 계속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본지와의 통화에서도 말을 아꼈다. 그동안 성장을 도와준 키움 지도자 그리고 동료들을 향한 인사말 요청만 응했다. 안우진은 "등판 경험 많아질수록 내 투구에 대해 느끼는 게 많다. 다른 투수도 마찬가지"라며 "데뷔 시즌부터 선발·구원을 가리지 않고, 많은 등판 기회를 주신 덕분에 타자와 승부하는 방법과 경기를 끌어가는 노하우가 생겼다. 결과가 좋게 나오면 자신감이 생겼고, 그러면서 '더 잘 하고 싶다'라는 욕심도 생겼다. 많은 도움을 주신 감독·코치님들께 감사하다"라고 했다. 당분간 그라운드 위에서 함께 할 수 없는 동료들에게도 같은 메시지를 전했다. 안우진은 "잘 잡아주고, 잘 쳐주며 든든하게 지원해 준 야수들과 내 뒤에 등판해 잘 막아준 불펜 투수들 그리고 같은 임무를 수행하는 투수(선발)들, 여기에 외국인 선수들까지 모두 고맙다. 항상 고맙다"라고 전했다. 9월 수술을 받은 안우진은 '현재 기초 재활 중이다. 상태는 좋다"라고 전했다. 병역을 소화하며, 팔꿈치 회복도 노린다. 그는 언제, 어디에서든 소속팀 키움을 응원하겠다는 각오를 재차 함께 전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1.29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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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135㎞ 던져도 100구" 임찬규 토종 에이스 만든 염경엽 감독 믿음

"감독님께서 '직구 구속 135㎞/h가 나와도 100구를 던지게 할 거다. 90개에서 100개를 책임져야 하고 5이닝 이상 던져야 한다'고 하셨다. 야구하면서 처음 듣는 얘기였다."믿음이 토종 에이스를 만들었다. 임찬규(LG 트윈스)는 15일 LG의 정규시즌 최종전 투수가 됐다. 일찌감치 1위를 확정한 경기라 승패가 크게 중요하진 않았지만, 나름의 의미가 있었다. 경기 종료 후 LG가 29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 트로피를 받는 날이었다. 그 모습을 보기 위해 29년을 기다린 LG팬들이 이날 잠실야구장을 가득 채웠다. 기왕이면 승리로 자축하는 게 그림이 좋았다. 염경엽 감독도 임찬규를 출격시키며 "전날 낼 수도 있었다. 토종 에이스 대우라고 해도 좋다"고 했다. 믿음을 성적으로 보답했다. 임찬규는 5와 3분의 2이닝 1실점 호투로 팀에 5-2 승리를 안겼다. 개인도 시즌 최종 성적을 14승 3패 평균자책점 3.42로 마칠 수 있었다. 국내 투수 다승 1위, 전체 다승 3위, 평균자책점 국내 4위, 전체 9위의 호성적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139이닝이던 것도 144와 3분의 2이닝으로 올려 규정 이닝 달성에 성공했다. 시즌 후 FA(자유계약선수) 행사가 가능한 그에게 깔끔한 마침표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후 다시 "국내 에이스다운 피칭"이라며 임찬규의 승리를 축하했다.염 감독이 치켜세운 것과 달리 임찬규는 "내가 에이스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임찬규는 "단지 올해 성적이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동료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성적이 나왔지, 나 스스로 에이스 몫을 했다고 하기에는 (좋았던 게) 몇 경기 안 된다"며 "앞으로 2~3년 이상 이런 성적을 이어가야 한다는 생각이 가장 크다"고 했다.올해 활약보다 지난해(6승 11패 평균자책점 5.04) 부진이 마음에 걸렸다. 임찬규는 "좋은 성적을 내고 싶었다. 지난해 팀을 위해 희생하지 못했다는 점을 후회하면서 '팀을 위해' 시즌을 준비했더니 더 좋은 결과가 있었다. (이번 준비 경험이) 앞으로의 시즌 준비에도 더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돌아봤다.어린 시절부터 임찬규의 앞에는 '멘털이 좋다'는 수식어가 붙었다. 차명석 단장과는 코치 때부터 거리감 없이 지냈고, 팀 선배들과도 편하고 장난기 있는 모습을 보여줘서다. 논란이 생겼을 때도 정면 돌파할 줄 아는 모습도 보여줬다. 구속이 떨어졌을 때는 스스로 돌파구를 찾고, 연구하며 이를 자신감 있게 취재진에게 설명할 줄 알았다. 12년 간의 '멘털 연구'의 결과는 단순하게 생각하는 거였다. 임찬규는 "마운드에서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생각이 많아지는 건 무조건 안 좋았다"며 "그래서 최소한만 생각하고, 가능한 단순해지고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계속 (그런) 생각이 나더라"고 전했다. 이어 "이런 것들은 어떻게 보면 외부요인이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결과를 목표로 잡으면 자꾸 쫓긴다. 그래서 그냥 공 하나를 내가 원하는 대로 던지기 위해 많이 준비했다"며 "등판하기 열흘 전부터 계속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다. 마운드에서 혹시나 그런 생각이 들 때 (떨쳐내고)집중할 수 있는 방법을 이미지 트레이닝했다. 그런 점들이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설명했다.이미지 트레이닝에 힘을 싣는 법은 디테일에 있다. 임찬규는 "난 이미지 트레이닝을 세밀하게 한다. 잔디 색부터 구장 냄새, 상대팀 감독까지 그린다. 두산이 상대라 치면 이승엽 감독님까지 그린다. 만루에서 볼 3개를 던지는 최악의 상황까지도 상상한다. 이미지 트레이닝은 (투구와 달리) 계속 해도 팔이 아프지 않다. 시간도 5~10분이면 된다. 미리 그려보고 지우는 연습을 한다"고 웃었다.올 시즌 LG 선발 중 유일하게 시즌 시작부터 끝까지 부진하지 않고 마운드를 지켰다. 그런데 개막 때만 해도 임찬규는 선발이 아닌 롱 릴리프였다. 그런데 그 상황이 오히려 임찬규에게 득이 됐다.임찬규는 "결과가 좋아서 도움이 됐다고 얘기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 작년에 실패했던 것도 올해를 성공적으로 끝낼 수 있는 기반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오늘(15일)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한다고 내 생사가 바뀌는 것도 아니다"라며 "간절하고 경쟁심이 커지면 욕심이 많아진다. 그러면 더 힘을 쓰게 된다. 그래서 가능한 힘을 빼려고 노력했고 롱릴리프라는 시작 덕분에 힘을 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임찬규의 멘털 성장에 화룡점정을 찍게 해준 게 염경엽 감독의 믿음이었다. 임찬규는 "5월이 컸다. 감독님이 '직구 구속이 135㎞/h가 나와도 100구를 던지게 할 거다. 90개에서 100개를 책임져야 하고 5이닝 이상 던져야 한다'고 하셨다"며 "야구하면서 처음 듣는 얘기였다. 그때부터 새로운 야구가 됐다. 감독님이 믿고 맡겨주시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다른 시도를 할 수 있었고, 절실한 마음으로 던진다기 보다 힘을 빼고 던질 수 있었다. 그때가 키포인트였다"고 했다.KS 선발이 눈앞이지만, 임찬규는 포스트시즌(PS)에서 선발로 좋은 기억이 없다. 그래도 얽매이지 않는다. 임찬규는 "사실 (홈플레이트에서 마운드까지) 같은 18.44m에서 던지는 공이다. KS라고, 반대로 퓨처스(2군)리그라고 다른 생각을 하면 정말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 KS 경험은 없지만 가능한 같은 마음으로 던지려고 한다. 내가 긴장을 안 해도 몸은 그렇게 반응할 거다. 정신까지 긴장하면 더 역효과가 날 것 같다"고 예고했다.'임찬규 멘털론'의 마무리는 같다. 그는 "결론은 단순하다. 과거를 만회하겠다는 건 결과에 대한 목표고 내가 통제할 수 없다. '만회해야지' '퀄리티스타트를 해야지' '5이닝을 던질 거야'는 목표가 이뤄지지 않으면 마운드에서 또 다른 생각이 생긴다. 그래서 지금까지 실패를 반복했다. (이제는)감독님이 내려오라고 할 때까지 내용을 신경쓰지 않고 전력투구하는 게 가장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답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0.16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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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 생각 안해요"…'대표팀 한정' 욕심 버린 '홈런 1위', 다만 리그 홈런왕 만큼은..

“홈런 생각은 아예 없앴어요.”홈런왕이 홈런 욕심을 버렸다. 다만 이유와 상황이 다르다. 데뷔 첫 태극마크를 단 노시환(한화 이글스)이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서 중심타자로서의 책임감을 전했다. 올 시즌 성적을 본다면 노시환의 AG 대표팀 승선은 ‘떼 놓은 당상’이었다. 126경기에 나와 타율 0.298 31홈런 99타점을 기록했한 노시환은 홈런과 타점 부문 리그 1위에 올라 있다. 리그 야수들 중 MVP 레이스에서 가장 앞서 있는 선수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페이스다. 그렇게 노시환은 생애 첫 성인 대표팀에 발탁됐다. 대표팀 소집 2일차인 지난 14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만난 노시환은 “국가대표에 뽑히게 돼 정말 영광이다.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 열심히 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노시환의 역할은 명확하다. ‘홈런 1위’답게 대표팀에서 주전 4번타자·3루수로 기용될 가능성이 크다. 노시환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구체적인 타선이 나온 건 아니지만, 팀에서 중심타자 역할을 맡을 거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대표팀에서 홈런 생각은 아예 없애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리그 홈런 1위이자 4번타자가 홈런 욕심을 버린다는 것은 다소 어불성설이지만 이유가 있었다. 그는 “다들 처음 보는 투수들이고 국제대회는 홈런이 많이 나오지 않는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대신 노시환은 정확도와 상황에 맞는 타격에 더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공을 정확하게 맞추는 데만 초점을 둘 생각이다. 홈런보단 짜임새 있는 플레이로 출루한 타자들을 홈으로 불러들이려고 한다”라며 홈런보단 타점에 더 신경 쓰겠다고 전했다. 상대 투수들의 전력도 경계했다. 한국의 이번 대회 가장 큰 난적은 일본과 대만이다. 사회인 야구 선수 위주로 꾸려졌지만 강한 일본과 미국 마이너리그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포진한 대만을 결코 얕볼 수 없다. 해결사 역할을 해야 할 노시환의 어깨도 무겁다. 노시환은 “훈련할 때 (전광판에) 투수들 영상을 틀어주는데, 대만의 투수들이 좋아 보인다. 대부분의 선수가 150km/h 가까운 공을 던지고 좋은 왼손 투수들도 보인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이날 훈련 때 전광판에선 평균 직구 구속이 150km/h가 넘는 류즈롱과 판원후이의 영상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노시환의 자신감도 무시할 수 없다. 노시환은 “한국에도 좋은 투수들이 많고, 올 시즌 좋은 투수들을 많이 상대했기 때문에 밀릴 거라 생각 안 한다. 충분히 싸워볼 만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AG에서 홈런 욕심은 버렸지만, 리그 ‘홈런왕’ 욕심은 버리지 않았다. 현재 노시환은 홈런 2위 최정(SSG 랜더스)보다 5개 많은 31홈런으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노시환으로선 자신이 AG에서 뛰고 있는 기간 동안 최정이 이 기록을 추월하지 않길 바라고 있다. 노시환은 “홈런왕은 하늘이 정해주는 거다”라면서도 “AG 뛰고 있는 동안 최정 형이 얼마나 홈런을 칠지는 모르겠지만 많이 안 쳤으면 좋겠다. 끝나고 돌아와서도 내가 1위를 하고 있었으면 좋겠다”라며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그는 “대회 끝나고 바로 팀에 합류해서 경기를 뛸 생각이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홈런왕 욕심을) 이어가겠다”라고 다짐했다. 고척=윤승재 기자 2023.09.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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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스타] 창원에 뜬 '태양'…무려 2250일 만에 '이글스 선발승'

오른손 투수 이태양(33·한화 이글스)이 값진 '선발승'을 따냈다.이태양은 16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팀의 4-3 승리를 이끌며 시즌 2승째를 챙겼다. 평균자책점은 2.43에서 2.37로 낮췄다. 이태양이 이글스 소속으로 선발승을 따낸 건 2017년 6월 18일 대전 KT 위즈전 이후 무려 2250일 만이다.2018년과 2019년을 주로 불펜으로 뛴 이태양은 2020년 6월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로 트레이드됐다. 2년 넘게 한화를 떠나 있던 그는 자유계약선수(FA) 권리를 획득한 지난해 11월 4년, 총액 25억원(계약금 8억원, 총연봉 17억원)에 계약하며 친정팀에 복귀했다. 올 시즌에는 4월과 5월 각각 한 번씩 선발 등판했는데 불펜 비중이 압도적으로 컸다. 하지만 NC전 선발로 출격, 쾌투로 팀에 3연승을 안겼다. 예상을 훌쩍 뛰어넘은 피칭이었다. 시즌 최다 투구 수가 58개인 이태양은 NC전 많은 공을 책임지기 어려웠다. 한정된 투구 수를 머릿속에 그리고 마운드를 밟았는데 효율적인 피칭으로 아웃카운트를 채웠다. 1-0으로 앞선 1회 말 1사 3루에서 박건우의 희생 플라이로 동점을 허용한 게 유일한 실점. 2회 말 2사 2,3루와 5회 무사 1루 위기를 모두 넘겼다. 한화 타선은 1-1로 맞선 6회 초 1사 2루에서 이진영의 적시타로 이태양의 승리 투수 요건을 만들어줬다.이날 이태양의 투구 수는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63개였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4㎞/h까지 찍혔지만 대부분 140㎞/h 초반에 머물렀다. 하지만 포크볼(11개)과 슬라이더(17개) 커브(11개)를 활용, 타자와의 수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1회는 슬라이더, 2회는 직구 비율을 높이면서 투구 레퍼토리를 바꾼 게 주효했다. 3회와 5회는 각각 이닝 투구 수가 7개와 9개에 불과했다.이태양은 경기 뒤 "올 시즌 처음으로 5회까지 던졌는데 욕심부리지 않고 딱 좋게 마무리한 거 같다. 다시 한화 유니폼을 입고 선발승을 거둬 기분 좋고 다시 기회를 주신 구단에 감사하다"며 "항상 언제 기회가 올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다. 후배들에게 먼저 기회가 가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불펜에서도 연습하고 있었다. 좋은 수비 덕분에 이겼다"라고 말했다.창원=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8.16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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